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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공동체 | 2019 국민총행복정책 부탄 연수

조금 더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세 가지 배움

이민녕 여주시 비서실 주무관의 연수 후기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 주최로 지난달 24일부터 31일까지 계속된 ‘2019 국민총행복정책 부탄 연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여주시 비서실 이민녕 주무관이 연수를 통해 느낀 점을 공유하고자 보내온 연수후기를 소개합니다._편집자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가 주최한 일주일간의 부탄 연수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이다.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때론 한국어로, 때론 영어로 많은 것을 묻고 많은 것을 들었다. 그들은 항상 진지하면서도 여유로운 자세로 답해주었다. 그들의 눈빛에서 사람에 대한 신뢰가 느껴졌다.

공직자로서 이번 연수를 통해 내가 배운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삶의 조화’다. 부탄 사람들은 삶의 조화가 깨질 때 불행이 온다고 믿는다. 국민총행복의 4가지 부문을 ‘기둥’이라고 표현하는 데서 볼 수 있듯이, 부탄 사람들은 사람을 떠받치는 기둥 가운데 하나라도 무너지면 그 사람의 삶이 무너진다고 여긴다. 예를 들어, 수입을 올리기 위해 잠을 희생하거나, 건강을 잃으면서까지 공부를 하거나, 한 형제의 희생으로 다른 형제가 성공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삶의 다양한 영역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둘째는 ‘행복의 조건을 채워주는 정부’다. 개인의 힘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삶의 영역이 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학비가 비싸다든가, 건강이 악화됐지만 병원비가 부담되는 상황 등이다. 부탄 정부는 그 부분을 채워주는 데에 주목했다. 개인의 행복을 채우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은 한 개인이 책임질 수 없는 행복의 조건을 채워 국민이 ‘덜 행복한 사람’에서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다.

셋째는 ‘행복지표 개선을 위한 과감한 실천’이다. 로테이 체링(Lotay Tshering) 부탄 국무총리는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행복을 추상적, 선언적 개념으로 삼기보다 끊임없이 현실에 노출시키고, 일상언어로 만들어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화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결정을 차분하고 과감하게 진행해 나갔다. 이번 연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 부탄 공무원들도 이러한 사고를 체화體化하고 있다고 느꼈다.

이번 연수 기간 우리의 질문은 행복정책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 가운데 특히 경제와 민원에 집중됐다.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을 더 빨리 잘살게 하는 것이 공무원의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지금 돌이켜보니 그들은 우리를 ‘이상한 나라의 공직자들’로 기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전통문화를 희생한 나라, 소득이 높지만 그 소득만큼 행복하지는 않은 나라, 조화로운 삶보다 경쟁하는 삶을 선택한 나라.

100년 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운 애국지사들이 꿈꾸던 100년 후의 대한민국은 지금과 같은 모습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릴 것이라 생각한다. 눈부신 경제성장에 힘입어 7번째 3050클럽 가입국이 된 나라,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적인 힘을 가진 나라, 헌신적인 국민과 고민하는 정부는 그들이 바란 대한민국이리라. 하지만 자살률 1위, 국민행복도 최하위권,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오염에 고통받는 나라는 그들이 바란 대한민국의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각각의 지방정부에서 자신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고 실시하며 시민, 군민, 구민의 행복을 키워 나가는 것이 ‘지방자치’의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공직자들 모두가 ‘삶의 조화’, ‘행복의 조건을 채워주는 정부’, ‘행복지표 개선을 위한 과감한 실천’ 등을 정책의 기반에 두고 고민하리라 기대한다. 지방과 국가를 바꾸는 아이디어와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정책이 거기서 시작될 것이라 믿고 있다.

이번 연수를 통해 ‘조금 더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소망을 갖게 됐다. 우리가 경제성장과 시민의 행복이 함께 조화되는 모범답안을 찾게 되길 바란다. 그들에게 우리나라가 더 이상 ‘이상한 나라’가 아닌 ‘배우고 싶은 나라’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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